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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316

가 을 / 김용택 가 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 2014. 9. 19.
사슴 / 노 천명 사슴 /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2014. 9. 12.
9월이 오면/ 안도현 9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 2014. 9. 4.
일말의 계절 - 이병률 일말의 계절 - 이병률 아무도 밟지 말라고 가을이 오고 있다 무엇이든 훔치려는 손을 내려놓으라고 가을은 온다 힘 빠지는 고요를 두 손으로 받치듯 무겁게 무겁게 차오르는 가을 가을이 와서야 빨래를 한다 가을이 와서 부엌 불을 켜고 국수를 삶다가 움켜쥔 것들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 2014.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