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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316

들꽃처럼 / 조병화 들꽃처럼 / 조병화 들을 걸으며 무심코 지나치는 들꽃처럼 삼삼히 살아갈 수는 없을까 너와 내가 서로 같이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하던 것들도 작게 피어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삼삼히 흔들릴 수는 없을까 눈에 보이는 거, 지나가면 그뿐 정들었던 사람아, 헤어짐을 아파.. 2017. 2. 21.
세월 = 세 월 / 김재진 살아가다 한번씩 생각나는 사람으로나 살자. 먼길을 걸어가 닿을 곳 아예 없어도 기다리는 사람 있는 듯 그렇게 마음의 젖은 자리 외면하며 살자. 다가오는 시간은 언제나 지나갔던 세월. 먼바다의 끝이 선 자리로 이어지듯 아쉬운 이별 끝에 지겨운 만남이 있듯 모르는 .. 2017. 2. 20.
혼자 / 이병률 혼자 / 이병률 나는 여럿이 아니라 하나 나무 이파리처럼 한 몸에 돋은 수백 수천이 아니라 하나 파도처럼 하루에도 몇백 년을 출렁이는 울컥임이 아니라 단 하나 하나여서 뭐가 많이 잡힐 것도 같은 한밤중에 그 많은 하나여서 여전히 한 몸 가누지 못하는 하나 한 그릇보다 많은 밥그릇.. 2017. 2. 18.
기다림 / 곽재구 기다림 / 곽재구 이른 새벽 강으로 나가는 내 발걸음에는 아직도 달콤한 잠의 향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바람 중 눈빛 초롱하고 허리통 굵은 몇 올을 끌어다 눈에 생채기가 날 만큼 부벼댑니다 지난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강.. 2017.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