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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316

2월 - 오세영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 2017. 2. 1.
바람이고 싶어라 / 서정윤 바람이고 싶어라 / 서정윤 그저 지나가버리는, 이름을 정하지도 않고 슬픈 뒷모습도 없이 휙하니 지나가버리는 바람. 아무나 만나면 그냥 손잡아 반갑고 잠시 같은 길을 가다가도 갈림길에서 눈짓으로 헤어질 수 있는 바람처럼 살고 싶어라. 목숨을 거두는 어느 날 내 가진 어떤 것도 나.. 2017. 1. 29.
시간의 몸짓 / 문정희 시간의 몸짓 / 문정희 친구에게 묻는다. 왜 시간은 언제나 쓸쓸한 것일까. 영롱한 빛깔로 유혹하지만 손에 잡고 보면 돌연히 칙칙한 색으로 변하고 마는 이구아나처럼 금세 추위에 떠는 빈 가지가 되는 것일까. 그 위에 소복한 눈을 얹어 보기도 하고 새 한마리를 그려 넣기도 하고 무성한.. 2017. 1. 15.
바 람 꽃 / 신달자 바 람 꽃 / 신달자 깃발도 아니면서 해가 지는 나뭇 가지마다 너의 얼굴은 나부낀다. 혼자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너의 목소리는 바람처럼 스며들어 내 작은 마음에 유리병 처럼 꽃으로와 피는가 바람꽃이라 하면 좋으랴 바람꽃이라 하면 좋으랴 보이지도 않으면서 사정없이 나를 흔들.. 2017.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