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317 꿈 /조병화 꿈 /조병화 꿈은 자기가 원하는 그 자리이려니 꿈은 자기가 이르고 싶은 그 자리이려니 꿈은 자기가 소망하는 그 자리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가는 길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자기를 이끌어 가는 길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자기답게 사는 길이려니 아, 꿈은 자기가 자기를 찾는 길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자기를 얻고자 하는 길이려니 그것은 자기가 자기와 만나고자 하는 길이려니 오, 꿈은 자기가 원하는 자기이려니 At Last - Arsen Barsamyan 2018. 7. 2.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볼 사람.. 2018. 6. 7. 기다림 / 조병화 기다림 / 조병화기다리는 게 있다는 건얼마나 생기로운 비밀인가가쁘게 목타게 살아가는 나날을이어주는 숨은 지하수가 아닌가먼 곳에서 아물아물 가물거리며 다가오는 듯한 기별 같은거, 소식 같은거기다리는 게 있다는 건얼마나 아련스러운 위안이랴사방천지 모두 차단된거 같은멍멍한 이세상에서, 엄동설한에겨울 물처럼 숨쉬고 있는기다림 같은 게 있다는 건얼마나 애절스러운 사랑이랴무수한 사람들에게 채여얼 얼 방향을 잃고 허둥거리는이른봄 벌레처럼 처진자리에아찔 아찔 아찔거리는기다림 같은 게 있다는 건얼마다 보살같은 따사로움이랴보일 듯이,잡힐 듯이,들릴 듯이가까운 어느곳에기다림 같은 것이 아롱거리는 건얼마나 잔인한 그리움이랴아, 기다림이 있다는건얼마나 고독한 긴, 긴,벌인가 Ice And Fire / Stive Morgan .. 2018. 5. 12. 그해 봄 / 도종환 그해 봄 / 도종환 그해 봄은 더디게 왔다 나는 지쳐 쓰러져 있었고 병든 몸을 끌고 내다보는 창 밖으로 개나리꽃이 느릿느릿 피었다 생각해 보면 꽃 피는 걸 바라보며 십 년 이십 년 그렇게 흐른 세월만 같다 봄비가 내리다 그치고 춘분이 지나고 들불에 그을린 논둑 위로 건조한 바람이 며칠씩 머물다 가고 삼월이 가고 사월이 와도 봄은 쉬이 오지 않았다 돌아갈 길은 점점 아득하고 꽆 피는 걸 기다리며 나는 지쳐 있었다 나이 사십의 그해 봄 Bill Douglas – Hymn (1989) 스마트폰 듣기 2018. 5. 3. 이전 1 2 3 4 5 6 7 8 ··· 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