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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316

사는 이유 /최영미 사는 이유 /최영미 투명한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 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2014. 2. 14.
기억의 자리 / 나희덕 기억의 자리 / 나희덕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키.. 2014. 2. 11.
외로워하지 마라 / 김완하 외로워하지 마라 / 김완하 네가 외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세상의 그리움이 너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젖은 풀잎 하나 네 등 뒤에 얼굴을 묻기 때문이다 네가 외로워하면 이 세상이 다 외로운 것이다 지상에 꺼지지 않는 마지막 등불 하나도 바람 앞에 몸을 내줄 것이.. 2014. 2. 10.
외로울 때 / 이생진 외로울 때 / 이생진 이 세상 모두 섬인 것을 천만이 모여 살아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욕심에서 질투에서 시기에서 폭력에서 멀어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떠있는 섬 이럴 때 천만이 모여 살아도 천만이 모두 혼자인 것을 어찌 물에 뜬 솔밭만이 섬이냐 나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Flowers Of The Se.. 2014.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