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 오던 봄이
봄비에 그만 마음을 내주고 마는가 보다
꽃들이 벙글어 지고 잎들이 움트고
우산 위로 톡탁이는 빗소리를 들으며
작은공원을 찾는 나도
봄비로 시작한 4월을 바라보며
연둣빛 고운 날에 나에게 왔던 추억을 그린다
인연으로 하여
앙금진 매듧을 풀지 못해
쓸쓸히 숨어간 뒷모습을 봄의 햇살에 불러내어
이제는 밝게 밝혀 두고 싶다
잊어도 좋은
미움과 원망을
흐르는 과거의 세월에 흘러 보내고
봄이
새로운 희망이듯이
이 봄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