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바람이 좋은 강변길을 달려 올때
차창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이
여름을 잊게 할 만큼 시원했습니다
손을 내밀어 바람을 잡아보기도 하고
킁킁 바람의 냄새도 맡아 보는 작은 몸짓들이
나이를 잃어버린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명쾌한 기분이 얼마만 인지
들뜬 마음 그대로 집에까지 오고 싶었습니다
사아에 들어온 푸르고 발그레한 불빛들을
아련하게 바라보며는
상념은 왜 그리 물결치는지
추억들이 물결위로 아롱아롱 빛을 냅니다
나에게 오던 인연도 그곳에 있었고
나를 떠나 던 인연도 그 곳에 있어서
잊는 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안나 봅니다
나이 들어 공허해지는 날에
우리라는 무리 안에 지내고 싶어
그 둥지 안에 들고자 했던 작은 소망이 거품처럼 사라 질 때
쓸쓸한 비에는 스스로의 벌이었습니다
믿음을 주지 못한 잘못은 내 탓 이였고
인연에 대한 실망과 허점들도 내 탓인 벌이었습니다
고해하는 나날에서도
용서가 어려웠던 시간이 지나
모르는 듯 잊고 살지만
조금은 서럽고
조금은 외로운
바람이 좋은 저녁 추억의 뒤안길을 걸어 봅니다.
곡 / Song For Peace - Kita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