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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홀로 오르는 산

by 가을, 바람 2007. 10. 7.

     
    
      홀로 오르는 관악산 미소산학회가 탄생한 달이 4월, 첫 발대식을 기점으로 시작한 산행이 벌써 6개월로 접어든다 세월을 누가 유수라 했을까 물 흐름보다 더 빠른 세월이 우리 앞서 먼저 가기에 허허로움을 숨길 수가 없다 여름산은 더워서 싫었고 흐린날은 비가 올까 피했고 홀로의 산행은 무서움과 두려움 때문에 망서리다 이제야 자신을 가지고 홀로의 산행을 관악산으로 정했다 두 번 다녀온 이유가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인 가을의 길목에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 한발 두 발 옮겨가는 투박한 산길에 먼저 반겨주는 계곡 물소리 9월에 왔던 그 날 보다 먼 산 나뭇잎은 듬성듬성 가을빛을 입고 숲 그늘의 바람은 서늘하고 숲 내음이 확연히 다르다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또 인생의 짐이 무겁거든 산으로 가라는 철학자의 노래가 아니래도 많은 산사람들이 그 다름대로 매력에 빠져 산을 찾는다 왕초보자인 나도 산이 어떤가 느끼고 싶어서 자연의 품에 황폐한 나의 육신을 쉬게 하고 싶어 홀로의 산행을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나를 자유롭게 놓아두고 단 둘이 산을 만나보고 싶었다 오늘도 산은 말 없이 서서 산의 언어로 말하고 산의 몸짓으로 나를 품는다
      세상의 허물을 조용히 포용해 주고 한 모습으로 변함없이 반겨주고 그대로의 마음으로 배신을 모르는 산의 우직함 , 함께 머물어 배우고 느끼는 그 시간이 더없이 좋으다 가쁜 쉼 몰라 쉬며 오르는 고갯길에 환청으로 들리는 미소님들의 웃음소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리져 갔던 길 따라 홀로 산을 오르다 쉬는 동안 땀방울은 어느새 가을바람이 훔쳐가고 서늘한 산기운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산을 한번 쳐다보고 하늘을 다시 보면 홀로 앉아 먹은 점심시간 그 시간이 외롭기 보다는 호젓함이 괜찮다 생각 할 수 있는 여유로움도 있고 능선 따라 불어 오는 산바람이 나를 황홀케 한다 맑디맑은 하늘과 먼곳까지 환히 보이는 서울의 도시들 페부의 찌거기를 씻어지는 시원함이 상괘하다
      내려가는 길은 조금 쉬운 코스로 택했다 손을 잡아 줄 사람도 없는데 다칠까 겁이나서 ㅎㅎㅎ 널찍한 마당바위에서 쉬면서 추억해 보는 미소님들과의 산행길 그려보는 얼굴이.. 하나, 둘. 셋. 넷. 점. 점, 점, 산이 좋았노라고 말하는 선배님처럼 찾아가는 장엄한 산에서 산이 무엇인지 산이 나에게 주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모른다 얼마큼 오르고 올라야 알게 될지 의문 부호 하나 남겨 두고 다시 오르리라는 다짐으로 홀로의 산길을 다녀왔다
      홀로 가는 산행길이 내 삶의 여정 이였듯이 마지막 길도 혼자이듯 그렇게 갈것 같다. 외로운 인생길을 빛고운 날이라 아름답게 승화 시키면서 ,,,, 생 아무도 함께 할 수 없는 홀로의 생이고, 또한 쓸쓸한 외줄기 인생이다 마지막 혼, 자, 임, 이 설다. [가을바람] 곡 / Dont Cry For Me Argentina - Olivia Newton 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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