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계절 앞에 / 소정 김태연
새벽 3시를 넘어가는 시간
작정하고 짙하게 마신 커피로
불면으로 깨어있는 홀로의 밤,
이늑하고 보드라운 행복감을
무엇에 비길까
그 깊은 심연으로 빠져본 새벽이 좋으다
7월의 끝 무렵 부터 찾아온 편두통
딱히 신경 쓸일도 없는데
좋아 졌다 지병처럼 다시
도지는 골치의 아픔에
정신이 탁해지고 생각도 무디져 가는 지금,
가을비 촉촉함에 와 버린 가을을
가장 고운 서정으로 맞고 싶어
10월이라는 계절 앞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지
가을이,
비와 함께 깊어지면
낙엽이 소리 없이 떨어지면
그 황량한 풍경 아래서
지내야 할 묵직한 시간들이
두려운 걱정이다
그런 가을을
좋은 이와 동행하고 싶은 것은
그리움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는 뜻일게야
그 누구라도...
Ernesto Cortazar - Autumn Rose(가을 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