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그냥 산이지 않고
바람이 그냥 바람이 아니라고, 하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9월은 그렇다
그 사이 초석으로 느껴지는 바람의 서늘함
초록빛 잎새 마저 새로운 색채를 위해 준비를 하는 절기
가을 오리라는 기다림의 가을이
왜 즐겁지 않는 걸까
홀로 축복 받은 계절인양
들뜨고 설레이고 조바심으로 안달하던 마음이
선 듯 반기지 못한 이유는 무엇까
정말 이율배반이다
나이 듦이 싫은가
점점 가까 오고 있는 생의 끝자락이 싫은가
그런 이유라면
초연한 척 했던 나 자신이 웃습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나에게 주어진 삶을
좀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
살아 있음이 고맙고
얼마나 알뜰하게 살아야 할는 지
깨우침으로 다금잘해야 할 9월
사랑 할게 많은 세상을
마지막 날까지 사랑 해야 의무가 있지 않는가
좁은 가슴을 펴
나를 위해
사랑하자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