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한테서 폰이 왔다
엄마가 좋아 할 영화 시를 예매해 준다며 보란다
티 비 광고를 보면서
시란 제목이 마음을 들어 영화를 보리라 생각했는 데
아들 덕에 영화를 보게 되었다
2시간19분 영화가 끝났지만 금방 일어 설 수가 없었다
가슴을 짓누르는 먹먹함과
무엇가 남아 있는 긴 여운 때문이다
살고 있는 그 현실을 하나하나 부딪치며
여학생의 입장이 되서
자신이 앓고 있는 치매라는 병마에 대해 제 3자의 입장이 되어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고 고뇌하다
아주 고요하게
응어리진 삶을
핏빛같은 처절함으로 세상에다 외치고 싶은 주인공
한편의 시처럼 함축된 영화다
나이든 여자가 시를 써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과 사건을 함축성 있게 정리해 놓은 영화이다
엄마 없이 키우는 손자가 여학생을 윤간하는 사건
강 노인과의 사건
자신이 앓고 있는 병
모든 것을 철저하게 홀로 생각하고 홀로 처리한다
학교에 찾아가 사건이 벌어진 과학실을 바라다 보던 어두운 시선
그리고 죽은 소녀가 투신한 남한강 다리 위를 찾아
소녀의 눈물같은 비에 흠뻑 젖은 미자는
소녀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죽음의 절실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간병 일을 하고 있는 강 노인[김희라]이 죽기 전
남자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이야기 했은 때 거절 했던 마자가
무엇가를 준비 하면서 강 노인의 소원을 들어 주었을 미자,
그녀의 마음의 심리가 묘한 뉘앙스로 남는다
학부모와 여학생 어머님과 3천만으로 합의를 보았지만
손자를 경찰에 넘기는 할머님의 마음
아네스의 노래라는 시 한편을 남기는 주인공 미자
강 노인의 소원을 들어 준 미자
하나하나의 사건 속에 휘말리면서
스크린 속에서 나는 미자가 되었다.
영화를 관람한지 며칠이 지났지만
지금도 가슴에 가득 차오르는 먹먹함이 목대를 차고 오른다.
곡 / Provance - Hideyo Takaku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