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마음으로 바빴고 몸으로도 바빠던 시월이 간다
시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려는 마음 끝이
왜 아려 오는지
좋은 이와 이별 같기만 한 아픔을 한 가닥을 잡고
마음을 갈무리하고 싶다
나에게 오는 가을의 의미는
뒷모습을 돌아보며 살아온 날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시간
아픈 이별도 미움 없이 바라보고
그리워 보고픈 이도 그리워하면서
안부 한 장 마음으로 전해 보는 가을은
투명한 눈물로 용서하는 계절인지도 모른다
막망대해서 표류해가는 돛단배 허허로움 같은
황혼의 삶에서 세월 감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오늘의 삶과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잊지 않게
최선을 다 하는 나이기를
나이 듦이 어찌 허허롭지 않을까 마는
온기 잃은 쓸쓸한 나날을 삶의 향기로 채우고 싶다
나를 정리하고
갈무리 해 보지만
시월의 마지막 밤,
눈가에 맺히는 눈물 한 방울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