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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2월 - 오세영

by 가을, 바람 2017. 2. 1.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Denis Quinn - Sacred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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