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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황홀한 거짓말 / 유안진

by 가을, 바람 2014. 1. 2.

 

 

 

                  

 

 

 

 

황홀한 거짓말 / 유안진

 

 

"사랑합니다" 

 

너무도 때묻은 이 한마디밖에는
다른 말이 없는 가난에 웁니다

 

처음보다 더 처음인 순정과 진실을
이 거짓말에다 담을 수밖에 없다니요

 

한겨울밤 부엉이 울음으로
여름밤 소쩍새 숨넘어가는 울음으로

 

"사랑합니다"

 

샘물은 퍼낼수록 새 물이 되어
처음보다 더 앞선 서툴고 낯선 말

 

"사랑합니다"


목젖에 걸린 이 참말을
황홀한 거짓말로 불러내어 주세요

 

 

 

 

 

 

Eternal Light - Chris Phill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