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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꿈꾸는 당신 / 마종기

by 가을, 바람 2013. 8. 2.

 

 

                 꿈꾸는 당신 / 마종기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 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 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것
아는지,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

 

 

                             
                                        Albatrosz (Chopin, cisz-moll Nokturn temajara)
                                             Szentpeteri Cs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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