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밤사이 숨어서 내리는
희뿌연 아침
여린 연두빛 잎새 빗물을 먹음고
더욱 청초하고 곱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 나무잎새를 보며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지 못한 나와 견주게 된다
가슴 갈피갈피에 숨겨둔 감정을 토출하지 못한 채
돌처럼 쌓여 무겁기만 하다
검불의 재처럼 흔적도 없이 사그러질 마음 속 이야기가
가난한 이의 삶처럼 아프다
연기처럼 피어난 상념이 어떤 종류의 이야기던
표현을 아껴야 하기에 침묵에 가두고
커피를 마시며 삭혀내는 시간
비가 개인지 하늘이 맑게 열린다.
Tschaikowsky 현을 위한 세레나데 O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