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겨울이 가고 있듯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를 바랬는데
약간의 고열로 앓고 있는 감기 몸살
땅 밑으로 가라앉은 무거움 몸이
내리는 눈을 보며 바둥바둥 조바심 친다
밤새도록 눈이 올까 다시 확인을 하고...
나이의 숫자를 기억하기 싫은 지금도
내리는 눈을 보노라면 마음이 하얀색으로 순해진다
그 순간 세상 모든 것을 잊고
흰눈과 나만이 존재하는 세계에 서있기 때문인가
어떤 언어로 표현 할 수가 없다,
눈의 보드라운 숨결과 빛고운 모습을
눈이 오는 날 만나자는 친구가
약속 장소에 내일 오지 않더라도
나는 그 곳에 가야겠다
2월에 내리는 저 눈이
올 겨울 마지막 선물일까 싶어서
하얀 길에 발도장을 찍어야 하고
마음을 희게 분칠을 하고
마지막 겨울의 풍경앞에 서있고 싶다.
[ 가을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