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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길의 노래 /이정하

by 가을, 바람 2015. 10. 23.

 

 

길의 노래 /이정하

 

 
너에게 달려가는 것보다
때로는 멀찍이 서서 바라보는 것도
너를 향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겠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보다
묵묵히 너의 뒷모습이 되어주는 것도
너를 향한 큰 사랑이라는 것을 알겠다.


너로 인해, 너를 알게 됨으로
내 가슴에
슬픔이 고이지 않는 날이 없었지만
네가 있어 오늘 하루도 넉넉하였음을...


네 생각마저 접으면
어김없이 서쪽 하늘을
벌겋게 수놓는 저녁해


자신은 지면서도
세상의 아름다운 뒷배경이 되어주는
그 숭고한 헌신을 보면, 내 사랑 또한
고운 빛깔로 마알갛게 번지는
저녁해가 되고 싶었다.


마지막 가는 너의 뒷모습까지 감싸줄 수 있는
서쪽 하늘
 

 

 

The Passing Of Time - Gheorghe Lov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