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고 싶은 시

담쟁이 /도종환

by 가을, 바람 2015. 5. 12.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Hooman Rad - The Voice of Life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신현림  (0) 2015.05.18
커피가 지닌 향기처럼...김윤진  (0) 2015.05.14
음악 - 이성복  (0) 2015.05.07
그래요 / 김용택   (0) 2015.05.06
5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0) 201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