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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12월의 시 / 이해인

by 가을, 바람 2013. 12. 23.

 

 

 

 

12월의 시 / 이해인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 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움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하게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요

 

12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옛날이여"

"오라,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요

 

 

 

Silent Night Holy Night / Elvis Pres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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