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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선암사 낙엽들은 해우소로 간다

by 가을, 바람 2013. 11. 9.

 

 

 

 

 

                 선암사 낙엽들은 해우소로 간다 - 정호승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떨어질 때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
왜 낮은 데로 떨어지는지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한 잎
낙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

시월의 붉은 달이 지고
창밖에 따스한 불빛이 그리운 날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한 잎 낙엽으로 떨어져
썩을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

한 잎 낙엽으로 썩어
다시 봄을 기다리는 사람을 사랑하라

해마다
선암사 낙엽들은
해우소로 간다. 

 

 

 


Friedrich Burgmuller / Nocturnes - 1. Andantino

부르크밀러 / 녹턴 - 1. 안단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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