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 윤동주 -
보이면서
아니 보이는 것
붙잡을 수 없길래
붙잡고 싶은 것
텅 비면서
무궁하게 존재하는 것
가지려고 하면
도망치는 것
버리려하면
뒤따라오며 나를 삼키는 것
알 수도 없는 것
가질 수도 없는 것
신의 옷자락인양
추운 내 영혼을 감싸주는 것
가리워진 시야처럼
그득하니 차오른 것
내 청춘 앞에 흘린
너의 덜 익은 입김처럼
기어이 쫓아가면
앵돌아서 나를 버리는 것
빈 들판에
홀로 남게 하는 것
인생도 사랑도
이와 같은 것
곡 / 사랑의슬픔 정경화, vi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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