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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장마 - 천상병

by 가을, 바람 2013. 7. 7.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
심야(深夜)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 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 다오.

 

 

           ―시집『천상병 전집』평민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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