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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너의 목소리 / 오세영

by 가을, 바람 2013. 4. 16.

 

 


 

 

 

너의 목소리 / 오세영

 

 

 

너를 꿈꾼 밤
문득 인기척에
잠이 깨었다.
문턱에 귀대고 엿들을 땐
거기 아무도 없었는데
베개 고쳐 누우면
지척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
나뭇가지 스치는 소맷깃 소리.
아아, 네가 왔구나.
산 넘고 물 건너
누런 해지지 않는 서역 땅에서
나직이 신발을 끌고 와
다정하게 부르는
너의 목소리,
오냐, 오냐,
안쓰런 마음은 만리 길인데
황망히 문을 열고 뛰쳐나가면
밖엔 하염없이 내리는 가랑비 소리,
후두둑,
댓잎 끝에 방울지는
봄비 소리.

 



 

Don't Be Angry with Me, Darling / George Dalaras(The Greek Vo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