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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당신/유하

by 가을, 바람 2013. 4. 15.

 

 

 

 

 

당신/유하


오늘밤 나는 비 맞는 여치처럼 고통스럽다  
라고 쓰다가, 너무 엄살 같아서 지운다  

하지만 고통이여, 무심한 대지에게 칭얼대는 억새풀  
마침내 푸른빛을 얻어내듯, 내 엄살이 없었다면  
넌 아마 날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열매의 엄살인 꽃봉오리와  
내 삶의 엄살인 당신,  

난 오늘밤, 우주의 거대한 엄살인 별빛을 보며  
피마자는 왜 저 몸을 쥐어짜 기름이 되는지  
호박잎은 왜 넓은 가슴인지를 생각한다  

입술을 달싹여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그만두는 밑둥만 남은 팽나무 하나    
얼마나 많은 엄살의 강을 건넌 것일까  

 

 

 

 


Reflections - Evan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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