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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그 무념속

천년의 침묵

by 가을, 바람 2012. 8. 20.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 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종일
노닐 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갈 때는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 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으로도..

비를 맞으며
나 그대 사랑할 수 있음이니..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