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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시

봄비 / 노천명 .... 고정희

by 가을, 바람 2013. 3. 7.

 

 

 봄비    ...    노천명

 

 

 

강에 얼음장 꺼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내 가슴 속 어디서 나는 소리 같습니다

 

봄이 온다기로

밤새것 울어 새일 것은 없으련만

밤을 새워 땅이 꺼지게 통곡함은

이 겨울이 가는 때문이었습니다

 

한밤을 줄기차게 서러워함은

겨울이 또 하나 가려 함이었습니다

 

화려한 꽃철을 가져온다지만

 

이 겨울을 보냄은

견딜 수 없는 비애였기에

한밤을 울어울어 보내는 것입니다

 

 

 

 

 

  봄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Pavane - Paul Schwar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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