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겨울 사랑 / 전재승
가을엔
시(詩)를 쓰고 싶다.
낡은 만년필에서 흘러 나오는
잉크빛보다 진하게
사랑의 오색 밀어(密語)들을 수놓으며
밤마다 너를 위하여
한 잔의 따뜻한 커피같은 시(詩)를
밤새도록 쓰고 싶다
겨울에는
사랑을 하고 싶다
네프류도프 백작을 사랑한 죄로
시베리아 유형(流刑)을 떠나는 카츄샤처럼
간절한 그리움이 되어
눈 내리는 겨울에는
벽난로의 불꽃같은 슬픈 사랑 하나
목숨 다할 때까지
지니고 싶다.
Bosa / Anna Maria Jop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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