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 지는 가을 들길에서 / 김용택 (0) | 2013.09.11 |
---|---|
9월 / 오세영 (0) | 2013.09.04 |
바람에게 / 이해인 (0) | 2013.08.24 |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정유찬 (0) | 2013.08.20 |
길의 노래 ...이정하 (0) | 2013.08.18 |